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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3/ 24 한겨레 신문

 

[대구]"속옷없는 주검에 단순사고 웬말"

“의문의 죽음을 당한 딸의 원한이라도 달랠 수 있게 수사 좀 제대로 해주세요.”

 

대구 대명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정현조(52)씨는 지난 98년 10월17일 새벽 대구시 달서구 본리동 구마고속도로에서 쌍둥이 딸 가운데 하나인 은희(19)양이 트럭에 치여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그 해 계명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딸이 학교 축제에 간다며 사고 전날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서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병원 영안실로 달려간 정씨는 딸의 주검을 확인하고 곧장 의문에 휩싸였다. 딸의 겉옷 안에 당연히 있어야 할 속옷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팬티 등 속옷은 이튿날 사고 현장의 고속도로 갓길에서 발견됐다. 아버지 정씨는 딸이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 뒤 고속도로에서 사고사로 위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검의는 “(주검 상태는) 사고 전 신변에 중대한 위협을 받아 매우 긴박한 상황임을 암시해 흔히 보는 보행자의 교통사고와는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교통사고사로 판단한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정씨는 “누가 보더라도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닌데 경찰은 `교통사고가 아님을 증명해보라'는 식으로 애초부터 수사 의지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온적인 경찰 수사에 맞서 최근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학생들의 탄원이 잇따르고 있다. 사고 관련 인터넷 사이트(buksori.jinbo.net)가 개설된 데 이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학생 모임이 발족됐다. 계명대 학생회는 지난 15일부터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권진영(23,물리4) 계명대 총여학생회장은 “새내기 여대생이 속옷이 벗겨진 차림으로 새벽녘 고속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 상식적으로라도 단순 교통사고로 보기에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홍대선 기자(go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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