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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4/ 10 한겨레 신문

"2000년 4월 10일 월요일 한겨레 보도 자료"

 

취재파일                                                     홍대선  민권사회2부 기자

 

"98년 10월 17일 새벽 5시 10분께 대구시 달서구 본리동 구마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서 계명대 간호학과 1학년 정아무개(당시 19살)양이 23t 트럭에 치여 숨졌다."

 

1년6개월 전 고속도로에서의 한 변사 사건에 대해 경찰이 밝힌 사건 줄거리다. 얼핏 교통사고가 분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정양의 주검에 속옷이 없었고, 이튿날 사고 현장 갓길에서 속옷이 발견돼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국과수 감정에서는 팬티에서 정액 양성반응까지 나왔다. 숨지기 전 폭행 가능성을 암시하는 결정적인 증거다.

 

그런데도 경찰은 '과학수사'의 기초인 이런 증거물 확인에 지극히 인색했다. 유족들의 감정 요구도 철저히 무시했다. 5개월만에 속옷 감정이 이뤄졌으나, 너무 오래돼 정액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속옷의 탈색 상태 등을 봤을 때 정양의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 팬티는 정양이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선물받아 나눠 입은 것이어서 누구의 것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정양은 사고 전날 동료들과 학교 축제에 참가한 뒤 밤11시40분께 ㅂ아무개(20)씨와 교문을 나서 이튿날 새벽 변을 당했다. 밤 11시40분께 귀가한 ㅂ씨는 술에 취해 뒷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사고현장은 현장은 학교에서 7km나 떨어진 고속도로였다. 집과는 반대 방향이어서 새벽녘에 새내기 여대생이 혼자 갔다고 보기 어렵고, ㅂ씨가 귀가한 뒤 정양의 5시간 동안 행적도 묘연하다. 사고 현장 사진이 증발하고, 참고인 증언이 바뀌는 등 되짚어 봐야 할 게 많다.

 

<과학수사>라는 책까지 펴낸 대구 경찰의 명백한 비과학 수사였다.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든, 경찰은 '엉터리 초동수사'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는 수사를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

 

*첨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