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잊지 못할

동생 은희에게(오빠가)

사랑하는 나의딸 은희에게(아빠가)

너에게 (은화가)

사랑하는 내딸아

(엄마가)

 

 

죽어서도 잊지 못할 동생 은희에게..

 

사랑하는 나의 동생 은희야! 네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두 해가 지났구나. 그럼에도 난, 아직도 너의 죽음을 인정할 수도, 섣불리 받아들일 수도 없단다. 부모님께서도 너의 갑작스런 죽음에, 삶의 의욕조차 잃어버리신지 오래이고 꿈에서만이라도 널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넌 한번도 나에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니 원통할 따름이다.

 

기억 나니? 어릴 적 나와 함께 뛰놀며 행복해 했던 우리의 모습. 그렇게 해맑던 너에게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이제 한창 피어나는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의문사라니! 남겨진 우리도 이토록 원통한데 홀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네 심정은 오죽하겠니. 네가 마지막으로 싸늘히 누워있던 고속도로에서, 마지막으로 남겼을지 모를 너의 흔적들을 찾으며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네가 느꼈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단다. 어린 나이에 여자의 몸으로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고통을 느껴야 했을까..

 

그렇지만, 너무 서러워하지마 이 오빠가 반드시 너의 원통한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어 하루라도 빨리 편히 쉴 수 있게 해줄께. 네 사진과 옷들을 태워버리며 결심했어. 하늘이 무너져도 네 죽음에 대한 베일을 반드시 밝혀 낼 것이라고. 조금만 참고 견뎌다오. 너의 원통함을 풀어줄 그 날이 그리 멀진 않을거야. 그 날까지 우리 은희는 잘 견뎌 낼 수 있을거야. 그리고 잊지 마. 비록 너 혼자의 몸으로 이세상을 떠나긴 했지만 우린 언제나 너와 함께란걸.

 

그럼 잘 지내야 해.

 

안녕 오빠가...